Skip links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적을 기대하고, 그다음을 준비하라 (UM News)

2023년 8월 29일

Read in English

기독교대한감리회, 연합감리교회, 세계감리교회협의회가 주최한 제4차 한반도 평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이 8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서울 앰배서더 호텔과 광림교회에서 열렸다.

2016년 미국 휴스턴에서 최초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이 개최된 이후, 2017년에는 서울에서 2차 회의가, 2018년에는 애틀랜타에서 3차 회의가 열렸으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4차 회의는 5년 만에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매일 2회의 특강과 2회의 평화사역 보고가 있었다.

첫날 첫 번째 특강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의 신범식 교수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 분석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신 교수는 미국과 소련 사이의 과거 냉전이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변했고, 그리고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으로 변하고 있다며, “한국이 그 신냉전을 수용하는 순간 한국은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한미 동맹은 한국 외교의 중요한 중심축이지만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과의 교류를 제한하는 형태로 가지 않고, 다층적 다면적 외교의 통로를 개발하는 것 필요하며, 전략적 유연성과 실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국에 적절한 지정학적 중간국 외교를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세계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 평화통일운동>이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강의를 인도한 박도웅 목사는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세계교회협의회의 중앙위원으로, 세계교회와 한국 교회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과 역사를 정리한 내용을 발제했다.

박 목사는 소중한 (평화통일 운동의) 역사적 성과를 계승하면서 현대 사회와 교회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신앙적이고 실천적인 방향과 과제를 찾아야 한다라며, 한반도 평화운동을 위한 감리교회의 신앙고백과 실천 과제를 제안했다.

“한반도 통일은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인도주의, 남북한 모든 국민의 참여를 통한 평화와 통일 운동과 전 세계 감리교인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기도, 특히 2023년부터 시작하는 <한국 감리교 백 년 기도 운동>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를 포함시키자.”

이번 행사에서는 평화와 통일 현장의 이야기를 나누고 듣는 평화 사역을 보고했는데,  북한회복감리교연합 공동의장인 황건원 목사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분단의 극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대한민국의 3조를 수정하고, 이미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된 각각 독립된 나라임을 인정하고 정식 외교 사절단을 파견하고, 정부 지도자들만의 교류가 아닌 민간인의 자유로운 교류를 허용해야 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이제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끌어안을 때라며, “민족의 통일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가 세계 분쟁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평화가 정착되도록 기도하겠다.”라고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국의 간사인 남기평 목사는 <남북 평화구축 노력: 종전선언>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한반도종전평화 캠페인의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의 7개 종단 및 370여 시민단체와 70여 개의 세계 평화단체를 엮어 한반도종전평화 캠페인과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음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현 정부가 힘에 의한 평화, 강 대 강 정책 그리고 분단선을 중심으로 대결 구도를 명확하게 그려놓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튿날 아침 설교에서, 남아공감리교회의 아이반 아브라함스 감독은 “평화는 결코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평화를 만드는 것이며, 평화는 행동하는 사랑이다. 우리는 가능성이 가득한 세상에서 행동하는 사람, 평화를 만드는 사람, 희망의 선구자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 평화를 위해 일하고, 평화를 위해 말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세 번째 특강은 세계감리교회협의회를 대표해 세계교회협의회 제네바 사무소에 주재하는 독일의 로즈메리 밴너(Rosemarie Wenner) 감독은 <분열 극복과 평화를 위한 노력>이라는 제목(부제: “독일에서의 지속적인 여정과 에큐메니컬 파트너로부터의 배움”)으로 강의했다. 밴너 감독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이 통일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 독일 교회의 경험을 전하며, 한국 교회에 권면하는 말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밴너 감독은 1989년 3월 말에 열린 세계감리교연맹과 여성연합교회의 유럽지역 세미나에서, 유럽 감리교 여선교회 회원들이 동독과 서독의 여선교회 회원들에게 “‘통일이 될 것이라고 믿느냐’라고 물었을 때, 그들은 모두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촛불이 켜졌고,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전국에 있는 교회들이 평화기도를 진행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라고 전했다.

“역사에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기적을 기대하고 기적을 위한 준비를 하며, 가능한 다음 단계와 시나리오를 생각하라.”며, 밴너 감독은 통일 독일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공유했다.

밴너 감독은 또 감리교 목사인 볼프강 루노프의 “열린 국경이 자동으로 열린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착각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미리 서로가 더 민감하게 서로의 말을 들었다면, 통일 후 독일의 혼란은 적었을 것이며, 깊은 균열을 극복하고, 정서적인 통합을 더 쉬게 이룰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로운 통일을 위한 여정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정의에 대한 갈망과 평화의 왕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희망으로 길러지는 지속적인 과제이다.”라고 밴너 감독은 말하며, 폭력의 변화를 위한 수단으로 정당화하려는 유혹에 저항하고, 작은 변화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너 감독은 한국의 평화를 위해 일하고, 통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이 여정에서 믿음과 희망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통일의 단계뿐 아니라 그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면서 계속, 계속, 계속 나아가십시오.”

마지막 특강을 책임진 사람은 <통일미래로>의 대표인 장상 박사로 <통일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전했다.

장 박사는 오늘날 통일에 대해 전망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전제하며,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핵 억제, 핵 방어에 쏠려있지만, 그보다 먼저 남과 북의 소통의 길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과 북의 소통의 길을 여는 데 선봉이 되어야 할 사명이 교회에 있다. 선교는 복음을 전하는 소통의 작업이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에 빚진 자’의 심정으로 선교의 손길을 펴야 한다.”

아울러 장 박사는 통일 선교는 주기도문처럼, “날마다 일용할 양식이 부족한 북에 밥상공동체를 이루어 주옵시고 라고 기도하고,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라고 기도하듯 용서와 화해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시험에 들게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라고 간구하듯 은혜 공동체를 사모하는 것이 바로 선교 운동이다. 한국 교회는 통일의 그날을 위해 기름을 준비하는 슬기로운 처녀와 같이, 통일 미래를 위해 기도하며 나아가는 순례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사무총장 전남병 목사는 “많은 어려움과 비난 속에서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았기 때문이다.(창 1:27) 배고픈 사람, 목마른 사람, 나그네, 헐벗은 사람, 병든 사람, 감옥에 갇힌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시는 예수님(마 25:34-40)을 생각하며, 양극화로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노동자, 철거민, 세월호, 스텔라데이지호,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돕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보고했다.

2003년 3월 국내 최초의 탈북청소년 대안학교로 설립된 하늘꿈학교의 교장인 임향자 목사는 탈북자 청소년들의 지성과 영성 그리고 체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통해, 90명 이상의 학생을 대학에 진학시켰으며, 북에서의 생활과 탈북 과정에서 겪은 트라우마와 함께 이남에서 겪고 있는 아픔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4차 라운드테이블의 참여자들은 특강과 토론 및 보고를 마치고, <제4차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원탁회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 성명서에는 회의를 통해 결의된 4가지 실천 방안이 담겨있다.

  1. 매년 8월 15일의 전(前)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주일>로 지키며, 한국 교회들과 함께 기도할 것
  2. 전 세계 감리교회와 에큐메니칼 파트너들이 대화와 관계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추구하는 한국 교회와 한인 디아스포라들을 지지하고, 지원하며, 연대할 것
  3. 평화를 위해 일하는 청년과 여성 지도력을 양성하여, 젊은이들이 평화프로세스에서 평등하고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하도록 할 것
  4. 전 세계 감리교회가 평화를 만들고, 다리를 놓는 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KMC-UMC-WMC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평화순례를 조직할 것을 권고한다.

이날 제4차 라운드테이블 폐회예배의 설교는 세계선교부 이사회 의장이자 위스컨신 연회를 주재하는 정희수 감독이 전했다.

정 감독은 설교에서 마태복음 5장 43-48절을 인용하며, 이 성경 구절은 “우리에게 다른 해석의 여지를 허락하지 않고,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고 받아들여야 말하고,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성서의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다.”라고 말하고, “약자를 핍박하는 사람을 사랑하는가? 대한민국을 남북으로 분단시킨 사람들을 사랑하는가? 우리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나?”라고 묻는다.

정 감독은 이에 대답은 단호하게 ‘예’라고 말하고, “이것은 우리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증거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는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처럼 쉬운 사랑이 아닌 그 어려운 사랑을 하라고 부름받았다.”라며 사랑이 고통을 가져오고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4차 라운드테이블을 마치며,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 회장인 토마스 비커튼(Thomas Bickerton) 감독은 연합감리교뉴스와의 대화에서 이번 4차 회의가 매우 교육적이었고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우선, 전 세계의 지정학적 상황을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교육적인 회의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북한의 핵무장을 둘러싼 긴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 세계의 삶을 어떻게 접근하고 인식하는지에 대해 모두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육적인 시간이었다.”

비커튼 감독은 또 이 모임을 통해,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사역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그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북한 난민들에 대한 이슈를 다루고, 현장에 실재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옹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지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들이야말로,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들처럼 진정한 변화의 주체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이런 모임이야말로, 회의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