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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은혜의 통로인 캄보디아 선교 [Cambodia] (UM News)

2023년 10월 11일

(이글은 연합감리교뉴스가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와 협력하여 세계 각지에서 섬기고 있는 선교사들의 기도 제목과 소명을 포함해 팬데믹 이후 현지에서 감당하는 사역들을 상세히 소개하는 <선교사를 소개합니다> 시리즈다. 이번에는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는 이순영 선교사의 사역을 소개한다.)

성함과 사역지, 그리고 선교사를 지원하게 된 동기와 소명 등 목사님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의 이름은 이순영 (Andrew Lee)입니다. 캄보디아 선교사로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파송 선교사들과 함께 여러 가지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의 선교사 지원동기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자로서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대학생 때 로마서를 읽으며 중생을 경험했고, 단기선교를 다니며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선교에 대한 마음은 이후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회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되었고, 결국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에 선교사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로서 저는 제가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현지인들에게 잘 전달하고 나누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 믿습니다.

섬기고 있는 나라의 문화나 역사 등을 소개해 주세요.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캄보디아는 베트남, 라오스,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인 프놈펜은 정치와 문화 그리고 경제의 중심지입니다. 고대 왕조인 부남부터 이어져 온 크메르 제국은 캄보디아의 문화적 정체성의 뿌리가 되며, 크메르 제국의 마지막 수도였던 앙코르톰을 포함한 앙코르 와트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힌두교와 불교가 결합된 크메르 제국은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현 캄보디아 지역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맹주로 국력이 정점에 이르렀으나, 19세기 중순에는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고, 1954년 제네바 회담 이후 어렵게 독립을 하게 됩니다.

이후에도 킬링필드로 유명한 크메르루즈 내전 기간이 있었으며, 현재는 인민공화국으로 정치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의 공식 언어는 크메르어인데, 영어와 프랑스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공식 종교는 불교(소승불교)로, 국민 96.8%(2023년 6월 기준)가 불교도라고 밝힐 만큼 전 세계적으로 불교 신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선교사로 섬기면서 체험한 깨달음의 순간(aha moments)이나 성스러운 순간들(sacred moments)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중심가에 오거리 도로가 있습니다. 이곳은 참 흥미로운 곳인데, 교통량이 많아지는 러시아워에는 더 흥미 있는 곳으로 변합니다. 복잡하다면 최고로 복잡하다고 할 수 있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저는 어떤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낡은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의 엔진 소리만 들릴 뿐 조용한 가운데 교통순경도 없이 차들은 물이 흐르듯 가던 길을 가고 서고 합니다. 간혹 짧은 경적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그 또한 상대방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에 누구도 험한 인상을 쓰지 않습니다. 나중에 캄보디아 친구에게 이 경험을 나누며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저에게 그것은 바로 “존중과 용서(Respect and Forgiveness)” 때문이며, 그것은 캄보디아인들의 DNA라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크메르 루주(Khmer Rouge) 통치 기간에 발생한 학살과 이후 발생한 내전으로 같은 민족끼리 죽고 죽였던 아픈 역사로 인해, 남들은 알 수도 없는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인들이지만, 이들은 복수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잘못했을 때 용서를 구하면 그 용서를 받아주는 너그러운 캄보디아인들, 그들의 뼛속 깊게 박혀 있는 존중과 용서가 그 혼잡한 오거리에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교통을 흐르게 하는 것이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비록 캄보디아가 불교 국가이지만, 그 어느 기독교 국가보다 복음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가 바로 화해와 용서의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로서 희망의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선교지로 파송 받았을 당시와 현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파송 받았을 때와 지금의 차이를 말한다면, 그것은 신뢰의 깊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지의 나라였고, 아는 사람도 하나 없던 그때, 믿음하나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고 현지인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와 동역하는 스텝들이 있고 저를 신뢰하는 현지 목사님들이 계십니다. 사역을 하면 할수록, 신뢰는 동역할 때에 더 깊어 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선교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저의 경우에는) 강한 리더쉽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눈높이를 맞추고 같이 걷는 길, 나눔과 서로 간에 배움이 있는 길, 그것이 선교의 길이고,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히11:6).

선교사로서 지금 현장에서 겪는 도전과 어려움은 무엇인지요.

캄보디아는 불교를 국교로 정한 나라로, 인구의 95퍼센트 이상이 불교도로 살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불교에는 특유의 민간신앙이 흡수되어 있는데, 이는 종교의 차원을 넘어 사람들의 세계관과 가치관 및 모든 생활 양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제가 선교사로서 현장에서 겪는 도전 중의 하나는 현지인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민간신앙과 불교의 영향으로 크리스천으로서 중요한 이신칭의 같은 교리가 실질적으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무언가 노력을 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경주해야 다다를 수 있는 것이 구원의 경지라고 보는 캄보디아인들에게 이신칭의, 즉 예수님으로 인한 구원의 길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한 요즘 캄보디아 정부가 점점 더 교회나 기독교 비영리 단체의 활동에 제약을 가하고, 통제를 하려고 해서,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외교부와 3년에 한 번씩 갱신하던 MOU 양해각서의 절차가 복잡해지고 지단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현지 상황이 급변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어떻게 그 환경에 적응하고 있나요?

물론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캄보디아의 현지 상황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2023년)에는 5년에 한 번 하는 총선거가 있었는데, 총선 결과는 예측대로 지난 38년간 집권한 캄보디아 인민당이 승리했습니다. 훈센 총리는 정부 집권이 연장되자 자신의 아들인 훈마넷을 후계자로 지명했고, 8월 22일에는 캄보디아 의회에서 그를 신임 총리로 선출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변화하는 사회 속에 정부는 기독교 관련 단체나 비영리 단체들의 활동을 규제하고,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을 시에는 철퇴를 가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저희는 지난 20여 년간 캄보디아인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사역을 해왔고,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현재 저희 선교사역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새로운 정부의 정책과 방향에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역은 무엇인가요?

팬데믹 기간이었던 지난 2년간, 저는 현지 선교팀과 함께 WASH(Water, Sanitation and Hygiene의 약자로 안전한 식수 공급과 기본 위생개선을 위한 선교 사역) 프로그램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는 시골 마을에 사는 노인들과 어린이 그리고 과부들의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지는 것을 보게 되었고, 무엇보다 깨끗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깨끗한 물이 있어야 수인성 전염병도 막을 수 있고, 작물과 가축도 기를 수 있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물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시골 마을 감리교회 목사님들의 협조를 받고, 지역 보건을 담당하는 정부 관리자들과도 협력하여, 마을마다 우물을 지어주고, 정수기(현지형)를 보급했습니다. 그와 함께, 보건 교육과 정보 제공 및 위생 키트 전달 등의 사역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로 3년 차로 들어선 이 사역을 통해, 현재까지 총 92개의 우물을 짓고, 350여 개의 정수기를 가정마다 전달해 주었습니다. 이 사역은 지역개발 사역이고 간접 선교라고 할 수 있지만, 하나님 은혜의 통로가 되고 있음을 믿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부탁하고 싶은 말이나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캄보디아 선교는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95% 현지 불교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개발 간접 선교와, 현지 기독교인들과 지난 20년간 진행해 온 캄보디아 독립감리교단(MCC – Methodist Church in Cambodia)을 설립하는 직접 선교입니다. 두 개의 트랙이지만, 하나라고 보는 이유는 두 선교 모두 하나님 은혜의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나님이 부르셔서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있고,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믿기에, 제게 캄보디아 선교는 하나님의 것이며, 하나님 은혜의 통로가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도 묵묵히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저와 같은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참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주와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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